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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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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백설 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은 동화의 내용을 차근차근 짚어주면서 현실 사회의 문제에 빗대어 사회학을 설명하는 책이다. 동화가 주는 기존의 교훈과 주인공들에 대한 생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 동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고,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1장 관용의 마을. 제2장 일탈의 마을, 제3장 지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마을마다 여러 가지 동화들로 예를 들며 설명한다.

 

여우와 두루미, 꼭 화해해야 할까?

 필자는 관용의 마을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 관용의 마을에서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동화는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라는 교훈을 얻게 하는 동화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교훈에 질문을 던졌다. '여우가 과연 일부로 두루미에게 납작한 접시를 주었을까? 여우가 머리가 좋지 않은게 아니었을까? 강요된 화해는 나쁘지 않나? 우리에겐 싫어할 이유가 충분한 이를 싫어할 권리, 용서하지 않을 권리가 있지 않나? 화해하지 말아야 할 상황이 있지 않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의 내용과 동화가 주는 교훈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왜 나는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까? 저자의 질문을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이다. 여우는 고의가 아니었을 수 있다. 하지만 두루미는 여우에게 복수하기 위해 긴 병을 사용했다. 이 이야기는 두루미가 잘못한 것이지 둘 다 잘못했고 둘이 꼭 사이좋게 화해하지 않아도 된다.

 

양치기 소년, 나쁜 소년일까?

 또 다른 동화도 있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거짓말하면 안 된다.'라는 교훈을 얻게하는 동화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교훈에 질문을 던졌다. '소년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필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당연히 '양치기 소년이 사람들을 속이고 늑대가 왔다고 거짓말을 했으니 양치기 소년이 잘못했네.'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양치기 소년이 왜 거짓말을 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가는 이 소년이 왜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이 소년은 가엾은 소년이라고 했다. 팔자는 지금까지 양치기 소년은 거짓말을 한 나쁜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불쌍한 소년이었다. 소년은 과거의 거짓말 때문에 늑대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양 치는 일은 험한 일이다. 이는 소년이 부유한 소년이 아니라는 것이고, 소년 학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소년은 정말 가엾은 소년이다.

 또, 거짓말에 관한 생각도 바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거짓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아도 무조건 믿어주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거짓말을 부르는 상황은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절박할 때 거짓말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절박하다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믿어주고 속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짓말도 쓸모 있을 때가 있다. 때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라는 동화도 아이들을 말 잘 듣게 하려는 어른들의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늑대는 양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지 않는다.' 동화 속 이야기는 위험을 과대 포장하여 공포감을 조성한 것이다.

 

피노키오, 사람으로 변하고 싶었을까?

 '피노키오' 이야기는 '착한 아이가 되려면 학교에 가야 한다.'라는 교훈을 얻게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또 작가는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행복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동화를 읽으면서 당연히 나무 인형에서 진짜 사람이 된 피노키오가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무조건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단군 신화에서도 곰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으로 변해 웅녀가 되어 환웅과 결혼해 단군왕검을 낳는데, 이 이야기에서도 곰에서 사람으로 변한 웅녀는 행복했을까? 나라면 고생해서 사람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행복할 것 같지만 점점 곰으로 살던 시절이 그리워질 것 같다. 곰과 사람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그리스 신화에서는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돌 조각상과 사랑에 빠져 돌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부탁해 돌조각상이 사람으로 변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사람으로 변한 돌 조각상은 행복헀을까? 피그말리온은 돌 조각상을 사랑했지만 돌 조각상은 피그말리온을 사랑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동화 속 주인공의 심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셋째 아기 돼지의 집이 좋은 집인가?

 '아기 돼지 삼 형제' 이야기는 '공든 탑이 무너지랴. 더디 가도 제대로 가기.'라는 교훈을 얻게 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또 작가는 이 이야기에 질문을 던졌다. 튼튼한 집만 좋은 집일까?' 필자는 당연히 좋은 집은 견고한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아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집이 있다. '아기 돼지 삼 형제' 이야기에 나온 것 말고도 다양한 집이 많다. 몽골 유목민들이 사용하는 집은 '게르'로 이동에 방해되지 않게 천막으로 만들었다. 덥고 습기가 많은 지역 사람들은 나무, 통나무 집에서 산다. 추운 곳에 사는 이누이트 족은 눈으로 만든 이글루에서 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짚으로 지은 초가집에서 살았었다. 그런데 '아기 돼지 삼 형제'에서는 첫째 아기 돼지가 짚으로 집을 지었고, 둘째 아기 돼지는 나무로 집을 지었고, 셋째 아기 돼지는 벽돌로 집을 지었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 아기 돼지의 집은 늑대의 입김에 날아가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아기 돼지는 짚으로 집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짚으로 초가집을 만들어 살았다. 우리나라의 초가집은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 알맞은 집으로 더위와 추위 모두 짚이 막아주어 과학적이고 견고한 집인데 이 동화에서는 짚으로 만든 집은, 초가집은 어리석은 첫째 아기 돼지의 게으름의 산물이라고 하고 있다. 둘째 아기 돼지의 집도 마찬가지로 덥고 습한 지역 사람들이 실제로 짓고 사는 나무집, 통나무 집도 어리석은 둘째 아기 돼지의 게으름의 산물이라고 한다. 오직 셋째 아기 돼지가 지은 벽돌집만이 똑똑한 셋째 아기 돼지의 성실함의 산물이라고 한다. 이 동화를 그냥 봤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셋째 아기 돼지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시 동화를 읽어보니 정말 충격적이었다.

 

거북이의 승리는 옳은가?

 제2장 일탈의 마을에서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동화는 '느리더라도 성실히 하면 된다.'라는 교훈을 얻게 하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작가의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거북이가 토끼에게 도전한 무모함, 자신의 패배를 점치는 경주에 거리낌 없이 임함, 엄청난 용기 등으로 거북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는 이 동화에 이런 질문을 던진다. '거북이의 승리는 진짜 승리인가? 왜 거북이는 토끼를 깨우지 않았나?' 이 질문으로 인해서 거북이에 대한 생각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토끼가 자신보다 느린 거북이를 무시하며 잤다는 내용을 보고 토끼가 그냥 나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토끼를 이기기 위해 깨우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만 갔던 거북이 또한 나쁘다고 생각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직한 패배가 비겁한 승리보다 더 낮다. 거북이는 경주에서 이기려고 비겁한 수를 쓴 것이다. 그러므로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는 정직한 승부가 아니다.

 

백설 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제3장 지헤의 마을에서는 '백설 공주'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책의 제목에서 나온 질문을 던진다. '백설 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필자도 궁금했던 질문이다. '왜 백설 공주는 그토록 당하고도 다시 낯선 사람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어리석은 일을 반복할까?' 겨우 허리띠나 머리빗, 사과 같은 것들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백설 공주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가는 백설 공주가 외로워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성에서 왕비에게서 도망쳐 나와 난쟁이들과 함께 살게 된 백설 공주는 혼자서 난쟁이들이 일터로 나간 사이에 집안일을 하고, 저녁에 돌아온 난쟁이들은 하루의 힘든 육체노동을 마치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백설 공주는 혼자서 밤을 보내게 되어 외로웠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필자는 작가의 설명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백설 공주 동화책이나 영화에서 보면 백설 공주와 난쟁이들은 즐겁고 재미있게 지낸다. 난쟁이들은 공주에게 정말 잘 대해주고, 친근하게 지낸다. 난쟁이들이 일하러 갔을 때도. 백설 공주가 집안일을 할 때도 숲속의 동물들이 다가와 모든 일을 도와주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외롭기는커녕 행복할 것 같다. 백설 공주가 낯선 사람에게 문을 열어준 것이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일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백설 공주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보니 백설 공주가 방문자에게 문을 열어 준 것은 천성적으로 마음이 고와서 그런 것 같다.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는 데 순진한 공주는 문을 열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동화의 교훈, 의심해보자!

 이 책은 필자가 그냥 무심코 지나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심정, 교훈 등을 다시 한번 자세히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 속 세상과 현실을 비교해 보았는데 어렸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내용이 이 책의 질문을 생각해보면서 동화를 읽어보니까 동화가 정말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이제부터는 동화를 읽을 때 이 책을 생각하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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